봉은사를 둘러싸고 시끄럽다. 종단 수뇌부가 봉은사 직영사찰 전환을 일방적으로 결정한 배경에 정치권의 외압이 작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사태는 종단내부의 갈등을 넘어서, 진보 불교계와 정치권의 갈등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면서 느낀 점을 몇가지 정리해볼까 한다.
- 조계종 수뇌부가 봉은사 신도들의 의사를 배제한 체 일방적인 소통을 하는 방식이 MB 정권의 권위주의적인 소통 방식과 닮았다.
- 직영사찰로 전환된 배경에는 정치권의 외압이 있었다고 본다. 물론 그것만이 직영사찰 전환의 이유이지는 않았겠지만, 중요 사유중의 하나였다고 본다. 자신에 비판적인 목소리에 탄압과 무시로 일관하는 현정권이 역겹다.
- 포교벨트 강화를 위해 봉은사를 직영사찰로 전환하겠다는 종단 수뇌부의 주장을 들으며, 그럼 지금까지 불교가 기복적인 단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봉은사가 직영사찰이 아니기 때문인것인지, 종단 수뇌부 스님들이 사용할 돈이 없기 때문인건지? 라는 의문에 조소를 금할 수 없다.
- 조계종 수뇌부의 행태는 명진스님으로 인해 쇄신되고 있는 불교계의 수행과 참여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이다. 명진스님이 오신 후로 확 달라진 봉은사는 한국 불교의 새로운 희망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여기에 보탬은 되지 못할 망정, 재정이 늘었으니 우리가 뺐어서 관리한다라는 조잡한 생각을 하는 수뇌부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어디서 그런 시정잡배같은 생각을. (봉은사 재정은 신도들에게 공개되어있고, 신도들의 참여에 의해 운영되고 있음. 바로 이러한 투명한 재정 공개로 신도들의 신뢰를 회복했기에, 명진스님이 주지스님으로 부임한 이후, 봉은사 일년 재정은 130억에 달함.)
- 명진스님의 행보는 소위 "우파"들이 보기에는 "좌파"일 것이다. 그렇지만 불교가 양극단을 떠나는 것을 지향하듯이, 내가 바라보는 스님은 그러한 양극단을 떠나있다. 명진스님은 그저 따뜻하고 인간적인 사람이다. 그리고 진심이 있는 사람이다. 거칠 것없이 화통한 성정과 언변으로 인해 얼핏보았을 때, 과격하다는 인상을 받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 껍데기의 중심에는 따뜻함이 있다. 퉁명스럽고 직설적인 말 뒤에 숨겨진 애정. 사람들이 엉겨붙었을 때 떼어내지 않는 관대함. 이러한 그의 진심이 봉은사 신도들에게 통했기에 그가 마음을 쉽게 열지 않는 "강남"불자들의 신뢰를 받고 있는 것이다. 지난 범불교대회나 현재 신도회의 단체 움직임과 같이 "강남"+"불자"들이 집단 행동을 하는 것을 누가 쉽게 예상할 수 있었을까?
- 명진스님은 격의없이 다가와서 불교를 가르쳐주려는 분이다. 거침없이 자신을 드러내고도 자유로운 분. 사심이 없기에 걸림이 없는 분. 인간으로서 너무나 매력적인 분. 그리고 "나란 것이 무엇이냐?" 라는 질문을 계속 하라고 채근하는 분. 스스로를 항상 되돌아보게 만드는 분. 인연이 다하면 봉은사도 명진스님을 떠나보낼 것이다. 그렇지만 아직은 아니다.